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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소식] 뉴로핏, AI로 두뇌 속 '길' 찾는다

이호스트ICT 2022. 10. 26. 21:35

뉴로핏, AI로 두뇌 속 '길' 찾는다

치매 등 뇌 손상 ‘맞춤형 치료’ 초점
뇌 영상 분석 AI 솔루션 개발 나서
‘뉴로핏 스케일 펫’으로 美 본격 진출


뇌질환 영상 인공지능(AI) 솔루션 전문기업 ‘뉴로핏(Neurophet)’의 기술은 사람을 향한다. 전문성을 바탕으로 미지의 영역인 인간의 뇌를 탐구하고, 자사의 기술이 치매 등 뇌질환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을 도울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뉴로핏은 ‘신경(Neuro)’과 ‘선지자(prophet)’의 합성어다. 눈으로 쉽게 볼 수 없는 뇌 현상을 보여주고, 뇌질환 치료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끊임없이 도전하는 선구자라는 의미다. 뉴로핏은 치매, 뇌졸중, 우울증 등을 예방·치료할 세계적인 표준 기술을 정립하기 위해 ‘진단, 치료 가이드, 치료’ 전주기에 걸친 뇌 영상 분석 AI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환자맞춤형 뇌자극 내비게이션

<뇌 MRI를 활용해 영상 분할 및 3D 모델링 하는 모습. 사진=뉴로핏>


강원도 규제자유특구 사업에서 뉴로핏은 ‘뇌 손상 환자 치료전략 AI 솔루션 개발 및 실증’이라는 연구 주제로 과제를 수행 중이다. 2019년 4월부터 도입된 규제자유특구는 지역과 기업이 직면한 신사업 관련 규제를 완화해 주는 제도다.

뉴로핏이 개발 중인 뇌 손상 환자 치료전략 AI솔루션은 일종의 ‘전자약’이다. 전자약은 뇌와 신경세포에 발생하는 전기신호를 통해 질병을 치료하는 전자장치로, 약을 비롯한 기존의 치료제 처방과 병행했을 때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간편하게 질병을 치료하기 위한 차세대 치료제로 주목받고 있다. 두피에서 뇌의 일부를 미세한 직류전기로 자극하는 ‘경두개 직류자극술(tDCS)’ 또한 이에 해당한다.

뉴로핏은 tDCS가 뇌졸중 재활 및 우울증 등 다양한 뇌질환 치료에 효과를 인정받고 있지만 환자별로 ‘치료에 따른 편차’가 크다는 점에 주목했다. 인간의 뇌구조는 복잡하다. 환자마다 두상 구조도 다르다. 직류가 정확히 목표한 곳에 도달하도록 정밀한 자극이 필요한 이유다.

정밀한 자극을 하려면 치료 계획이 필요하다. 여기에 뉴로핏의 핵심 기술이 적용된다. AI를 활용해 환자 개인의 실제 두뇌와 구조적으로 매우 유사한 뇌 모델을 만들고, 뇌질환별 최적의 자극 목표와 자극 조건을 산출해낸다.

복잡한 두뇌의 ‘지도’를 그리면 직류가 가야 할 ‘길’을 알 수 있다. 길을 찾는 건 딥러닝 방식으로 학습된 뇌 영상 치료계획 소프트웨어 ‘뉴로핏 테스랩(Neurophet tES LAB)’이다. 뉴로핏 테스랩은 전기 자극 시 생성되는 전기장 분포를 계산하는 소프트웨어다. 뇌 부위별로 물성, 밀도, 질감 등을 분석해 자극의 흐름을 파악한다. 어디를 얼마나 자극해야 하는지, 뇌 자극 영역과 강도를 정확하게 분석할 수 있어 각기 다른 환자의 뇌 구조를 고려한 개인 맞춤형 치료 설계가 가능하다.

뉴로핏의 기술 경쟁력은 사람마다 각기 다른 뇌 구조를 정밀하게 분석해 주는 기술인 AI ‘세그엔진(SegEngine)’에서 나온다. 세그엔진은 뇌 MRI를 정밀하고 신속하게 분석하는 딥러닝 기반의 AI 엔진이다.

뇌질환에 대한 진단과 치료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의사가 뇌 MRI를 육안으로 판독해 뇌 구조에 대한 변화를 확인해야 한다. 다만 기존의 뇌 MRI 영상을 통한 뇌 분할은 연산 시간만 약 8~24시간이 소요돼 진료현장에서의 즉각적인 사용이 어려웠다. 연산 실패율도 약 20%에 달했다.

뉴로핏은 이같이 기존에 의료진을 보조하던 툴의 한계를 AI 기술로 극복했다. 세그엔진을 활용하면 모든 인종, 나이, 성별에 관계없이 약 1분 내에 뇌를 97개 영역으로 구분할 수 있다. 분할된 뇌 영상을 3D로 구현하는 뇌 모델링 작업을 거쳐 사람마다 각기 다른 뇌 구조 정보를 수치화한다. 이를 통해 뇌 구조의 해부학적인 비대칭성과 뇌 위축 정도를 파악할 수 있다.

세그엔진은 뇌 영상 프로그램의 주요 평가 요소인 정확성, 신속성, 일관성 측면에서 높은 기술력을 보여준다. 뉴로핏 연구진은 영상 구획화 기술력 향상을 위해 다양한 AI 학습 기법을 활용해 뉴로핏 세그엔진을 학습시켰다. 이를 통해 영상 진단의 정확도를 높였고 기존 영상 분석 프로그램 대비 분석 속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진보된 뇌과학 기술로 뇌질환 정복에 기여할 것”

<뉴로핏은 치매, 뇌졸중 등 뇌질환의 ‘진단, 치료 가이드, 치료’ 전주기에 걸친 뇌 영상 분석솔루션을 연구 개발하고 있다. 사진=뉴로핏>


빈준길 뉴로핏 대표이사는 광주과학기술원(GIST)에서 차세대 뉴로네비게이션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시스템을 함께 개발한 김동현 뉴로핏 최고기술책임자(CTO)와 2016년 뉴로핏을 공동 창업했다.

빈준길 대표는 “진보된 뇌과학으로 뇌질환 극복에 앞장선다”를 뉴로핏 슬로건으로 정했다. 대학원 재학 시절 조모님의 치매 진단 이후 가족의 삶이 송두리째 흔들리는 경험을 한 점이 영향을 줬다. 인류의 치매 문제를 꼭 해결해야 한다는 사명감이 생겼다. AI를 활용한 뇌 영상 분석 기술을 고도화시켜 치매, 뇌졸중, 우울증 등 뇌질환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 회사의 목표다.

최초로 상용화한 제품은 ‘차세대 뉴로네비게이션 시스템’을 고도화한 뉴로핏 테스랩이다. 뉴로핏 테스랩은 2019년 2월 식약처 의료기기 2등급 인증 및 출시가 이뤄졌다.

뉴로핏은 정부 및 산학연과 공동으로 활발한 기술 개발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창업 이후 필립스 글로벌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AI in Healthcare 2018’에 선정되며 세계적으로 기술력을 인정받기 시작했다.

메드트로닉, 비브라운, 캐논 메디칼시스템즈 등 글로벌 기업들과 협업을 이어가며 기술 및 사업 개발을 진행 중이다. 정부 지원 사업인 치매극복 연구개발사업, BIG3 혁신성장 지원 사업, 치매 전자약 개발사업 등에 선정돼 대학병원 의료진 및 연구 기관과 임상·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뉴로핏은 현재 뇌 영상 분석 소프트웨어 4개와 뇌 자극 치료 하드웨어 1개를 상용화했고 국내 1호, 2호 뇌 영상 치료 설계 소프트웨어 의료기기 인증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획득했다.

PET 영상 자동 분석 소프트웨어 ‘뉴로핏 스케일 펫(Neurophet SCALE PET)’은 지난 8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허가(510k Clearance)를 받았다. 알츠하이머병 바이오마커 중 하나인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과 뇌신경 세포 대사 감소에 대한 SUVR(Standardized Uptake Value Ratio: 표준 섭취 계수율)을 자동으로 제공한다.

알츠하이머병이 진행되면 뇌신경 세포의 포도당 대사가 감소한다. 최근 국내에서 개발한 PET 영상 소프트웨어 중 FDG-PET 영상에서 관찰되는 포도당의 대사 정도를 수치로 보여주는 소프트웨어가 FDA 인증을 받은 것은 뉴로핏 스케일 펫이 최초다.

이 외에도 뇌신경 퇴화 영상 분석 소프트웨어 ‘뉴로핏 아쿠아(AQUA)’는 유럽 CE 인증, 지난 3월 일본 후생노동성(MHLW)으로부터 의료기기 인증을 획득해 글로벌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전자신문인터넷 양민하 기자 (mh.yang@etnews.com

원문 : https://www.etnews.com/202210250002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