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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기본학습] 와이파이 공유기만 있으면 옆방을 염탐할 수 있다?! AI를 활용한 덴스포즈 투시 카메라 기술

이호스트ICT 2023. 8. 24. 15:27

안녕하세요 이호스트ICT입니다.

게임 배트맨: 아캄 시티의 탐정 모드 발동 장면

배트맨은 탐정 모드라고 불리는 투시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복면에 탑재된 투시 기능을 사용하여 벽 너머 사람이나 숨겨져 있는 보물을 투시할 수 있죠. 배트맨의 탐정 모드같은 투시 기술이 개발된다면 범죄를 미연에 방지하거나 군사적 용도로 사용하는 등 무궁무진한 활용 가능성을 지니게 될 것입니다.

이런 투시 기술이 비싸고 복잡한 장비 필요 없이 와이파이 공유기만 있으면 실행 가능하다는데, 오늘은 이 와이파이 투시 기술인 와이파이를 통한 덴스포즈 기술 (DensePose From WiFi)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덴스포즈(Densepose) 기술

출처: DensePose

지난 6월, 카네기 멜론 대학교의 연구원들이 와이파이 공유기와 AI 객체 탐지 기술인 덴스포즈(Densepose)를 접목시켜 사람의 포즈를 감지하고, 더 나아가 벽 너머의 사람까지 투시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습니다.

덴스포즈는 페이스북에서 제공하는 인공지능 객체 탐지 기술로, 관절과 팔, 머리, 몸통과 같은 신체 부위 등 인체의 24개 이상의 주요 부위를 식별할 수 있으며, 이 기능은 AI가 사람의 포즈를 묘사할 수 있게 해줍니다.

미국 카네기멜론 대학교 연구진이 와이파이 신호로 감지한 실내 사람 배치와 카메라 간 비교.(사진=CMU)

연구진은 이 덴스포즈 기술을 활용하여 와이파이 공유기에서 방출되는 위상과 진폭 신호를 측정, 감지하여 점과 선으로 표시하도록 프로그래밍하였습니다.

놀라운 점은, 공유기와 피실험자 사이에 벽이 있더라도 문제 없이 작동하는 점입니다. 표준 와이파이 공유기는 나무 벽, 울타리 심지어 콘크리트 벽을 포함한 다양한 불투명 장애물을 통과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원리가 뭘까?
 
와이파이 신호가 피사체를 측정하는 과정 모식도 (사진=CMU)

기존에 사람의 포즈를 분석하고 감지하기 위해선 RGB 이미지나 레이더, 라이다 데이터와 같은 2D 이미지 영상 매체를 이용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1D 센서인 WiFi 안테나를 이용하면 고전적인 포즈 분석 방식을 사용할 필요가 없습니다.

기존 포즈 감지에 사용되던 레이더, 라이다 데이터는 환경 변화에 민감하고, 공공 공간에서 사생활 침해 우려가 있으며 값비싼 하드웨어가 필요합니다. 반면 공유기는 저렴하고, 접근성이 좋으며, 사생활을 보장하는 방식으로 기존의 이미지 기반의 포즈 분석 성능 수준을 달성할 수 있습니다.

와이파이 신호를 기반으로 CSI 매트릭스 데이터를 측정하는 과정 (사진=CMU)

와이파이 신호로 사람의 포즈를 분석하고 투시하기 위해선 무선 신호를 통해 사람의 동작을 알아내는데 도움이 되는 정보가 들어있는 CSI 매트릭스라는 데이터를 사용해야 합니다. 이 매트릭스 안에는 마치 퍼즐과 같은 숫자들이 있는데, 이 숫자들은 매순간 작은 신호를 측정하고, 그 값을 모아서 하나의 데이터로 만들어집니다. 이 데이터는 무선 신호를 이용하여 만들어지며 신호의 세기와 방향을 나타내 줍니다.

연구팀은 CSI 매트릭스의 무선 신호원으로 2.4GHz라는 무선 신호를 사용했는데, 이 무선 신호는 무선 인터넷(와이파이), 휴대폰 등에서 사용되며, 우리 주변에서 많이 접할 수 있는 신호입니다. 이 무선 신호를 사용하여 한번에 30개의 신호를 150번에 걸쳐 기록하는 작업을 반복하면 타입랩스 사진을 찍는 듯한 모양새의 대용량 정보가 모입니다. 이후 이 데이터를 컴퓨터가 이해할 수 있는 데이터 형태로 바꾼 뒤, AI 객체 탐지 기술인 덴스포즈와 접목시켜3D 데이터 형태로 바꿔주면 원하는 3D 영상 데이터를 얻을 수 있습니다.

와이파이 신호가 감지한 정보를 재구성하여 3D 데이터로 바꾸는 것이기 때문에 벽 너머 사람을 투시하는 것도 가능한 것입니다.

투시 과정은?
 
와이파이 신호로 감지한 정보를 Densepose 기능으로 재구성한 모습. (사진=CMU)

연구팀은 기본적인 안테나만 장착한 와이파이(5(802.11ac) 규격) 유무선공유기 2대를 방 안에 설치한 후, 여기서 얻은 와이파이 신호를 덴스포즈 AI 알고리듬으로 처리하는 방법을 썼습니다. 유무선공유기에서 나오는 와이파이 전파가 사람에 부딪힐 때 생기는 신호 변화를 감지해 3D데이터로 변환한 결과, 카메라나 레이더, 라이다로 감지한 것과 비슷한 결과를 얻었습니다.

신체가 물체에 가려지거나, 사람이 많아 오류가 난 모습. (사진=CMU)

다만, 아직 기술이 완벽하지 않아 일부 자세에서는 오류를 일으켰으며 4명 이상이 한 공간에 있을 때 감지 성능이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프라이버시 침해 우려

CSI 매트릭스 데이터와 페이스북에서 제공하는 덴스포즈 기술을 활용하면 일반 가정집에서도 어렵지 않게 옆방 사람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탐지할 수 있게 됩니다. 자세한 실행 방법이 공개된다면 프라이버시 침해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프라이버시 침해 문제가 거론되자 연구팀은 이 기술이 독거노인을 모니터링하거나 용의자가 실내에서 의심스러운 행동을 할 때 이를 감지하고 식별하기 위한 용도로 쓰일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또한 값비싸고 복잡한 기존 감지 장비 대신 와이파이 신호가 RGB카메라 이미지를 대체하는 유비쿼터스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으며, 더욱 다양한 자세를 예측할 수 있도록 데이터를 수집할 예정이라며 지속적인 연구 의지를 내비쳤습니다.


 

지금까지 와이파이 투시 카메라 기술에 관해 알아보았는데요. 기술발전의 놀라운 성과에 감탄하는 한편 프라이버시 침해가 되지 않을까 걱정스러운 마음도 드네요. 만약 이 기술이 더욱 발전하여 실행 방법이 민간에게 보급된다면 관련 법률 제정이 필수일 것 같습니다. 이 놀라운 기술이 사생활 침해되지 않는 선에서 옳은 방향으로 사용되길 바라며 오늘은 여기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