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 슈퍼컴퓨터 뛰어넘는 양자컴퓨터 우수성 증명
UC버클리와 공동으로 네이처에 입증 사례 담은 논문 게재
슈퍼컴퓨터로는 불가능했던 시뮬레이션 모델을 양자컴퓨터로 실행한 첫 사례가 나왔다. 양자컴퓨터의 우수성을 증명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IBM이 14일(현지시간) UC버클리 연구팀과 공동으로 양자컴퓨터가 100큐비트 이상의 규모에서 기존 컴퓨팅 방식을 뛰어넘는 정확한 결과를 산출할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입증, 네이처에 관련 논문을 게재했다고 밝혔다.
미시세계에 통하는 양자역학에서는 물질이 하나가 아니라 여러 가지 중첩된 상태로 존재할 수 있어 계산 능력이 월등하게 증가한다. 기존 컴퓨터는 전자가 없거나 있는 것을 0과 1, 즉 1비트(bit) 단위로 표현한다. 이에 비해 양자컴퓨터의 단위는 0과 1 상태가 중첩된 큐비트(qubit)다.
일반 컴퓨터가 2비트이면 00, 01, 10, 11 네 가지 중 하나가 되지만, 2큐비트는 네 가지가 동시에 다 가능하다. 만약 큐비트가 300개라면 우주의 모든 원자 수보다 많은 2의 300제곱 상태가 가능해 컴퓨터 능력이 획기적으로 커진다.
하지만 오늘날의 양자 시스템은 본질적으로 노이즈가 많고, 이로 인해 성능을 저해하는 오류가 상당수 발생한다. 이는 양자 비트 또는 큐비트의 취약한 특성과 주변 환경에서 오는 교란 때문이다.
IBM 연구진은 이번 실험에 우선 양자 컴퓨터에서 발견되는 오류의 특성을 분석해 자기적인 성질을 띈 물질을 모형화 했다. 자성 물질을 구성하는 근본 요소인 ‘스핀’의 동역학을 시뮬레이션하기 위해 127개의 초전도 큐비트로 구성된 IBM '이글(Eagle)' 양자 프로세서에서 대규모 ‘얽힘’ 상태를 생성해 자성 물질의 동작을 계산하고 오류를 보완했다는 설명이다.
IBM 연구진은 양자컴퓨터의 성능을 미국 로렌스 버클리국립연구소의 슈퍼컴퓨터와 퍼듀대의 슈퍼컴퓨터와 비교했다. 이 문제는 너무 복잡해서 슈퍼컴퓨터로도 정확한 답을 계산할 수 없었다. 반면 큐비트 127개를 사용한 IBM의 양자컴퓨터는 계산을 마치기까지 1000분의1초도 걸리지 않았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앞서 구글은 2019년 단 53큐비트 양자컴퓨터로 슈퍼컴퓨터가 1만년 걸릴 문제를 3분 만에 해결한 바 있 다. 하지만 당시 양자컴퓨터가 해결한 것은 실용적 문제가 아니었다. 반면 IBM은 양자 프로세서인 이글에서 자성 물질의 동작을 계산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다리오 길 IBM 리서치 수석 부사장은 이날 “양자컴퓨터가 기존 접근 방식을 뛰어넘어 자연의 물리 현상을 정확하게 계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이번 성과는 양자컴퓨팅이 새로운 과학적 활용 시대로 접어들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이번 연구 결과가 양자컴퓨터가 슈퍼컴퓨터보다 성능이 더 뛰어난 ‘양자 우위’를 달성한 건 아니다. 다만 오류가 있는 상태에서 양자컴퓨터가 신뢰할 수 있는 추정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의 의미가 있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
원문 : https://www.aitimes.com/news/articleView.html?idxno=15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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