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호스트 ICT입니다.
2022년 11월 20일, 카타르 월드컵이 개막했습니다. 월드컵은 FIFA의 주관하에 1930년부터 4년에 한 번 개최되는 세계 최고의 축구 국가대표팀을 가리는 국가 대항전으로, 단일 종목 스포츠 행사 중에서는 최대 규모입니다. 보통 월드컵은 6월에 개막이 일반적이지만 개최지인 카타르의 덥고 습한 기후 특성으로 인해 이례적으로 11월에 개최되었는데요. 월드컵의 종목인 축구는 규칙이 비교적 단순하지만 판정을 정확히 내리기 어렵기 때문에 심판의 오심을 피할 수는 없었는데요.
이러한 단점들을 보완하기 위해 FIFA는 매 월드컵 경기마다 최신 기술 도입에 많은 투자를 하였습니다. 하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예를 들면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공에 센서를 내장하여 공이 골라인을 통과할 경우 주심 손목시계에 표시가 되는 골라인 판독 기술(GLT)를 도입했으며,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서는 정확한 판정을 위해 주심이 비디오 영상을 활용하여 심층 판정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비디오 보조 심판(VAR) 제도를 적용했었습니다.
이번 월드컵에서 역시 특별하고 다양한 IT 기술들을 활용해 보다 정확하고 깔끔하게 경기가 진행되고 있는데요. 오늘은 카타르 월드컵에서 활용되는 다양한 IT 기술들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AI 심판이 등장했다.
반자동 오프사이드 판독 기술 - SAOT
SAOT(Semi-Automated Offside Technology)는 대회 개막 전부터 많은 관심을 받은 기술인데요. 쉽게 말해 심판이 아닌 카메라가 먼저 오프사이드를 가려내는 기술로, 앞서 언급했던 2018년 러시아 월드컵 때 처음으로 도입한 비디오 판독(VAR)을 좀 더 정교하게 발전시킨 것입니다. 오프사이드란 공격하는 쪽이 수비하는 쪽보다 앞선 위치에서 공을 받는 것을 금지하는 규칙인데요. 오프사이드는 워낙 순식간에 일어나기 때문에 판정이 쉽지 않고 오심이 일어나기 쉬워 과거 월드컵들에서도 오프사이드로 인해 승패를 좌우되기도 했습니다.
SAOT에는 크게 세 가지 기술이 활용되었는데요 첫 번째로는 최첨단 카메라 트래킹 기술로, 경기장 지붕 아래에 12개의 추적 카메라가 설치되어 공과 선수들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파악합니다. 두 번째로는 인체 모션 인식 기술인데요. 각 선수의 관절 움직임을 29개의 데이터 포인트로 나누어 인식합니다. 각 선수들의 동작을 초당 50회 수준으로 촬영하여 신체의 일부가 오프사이드라인을 벗어나면 바로 VAR실에 신호가 가도록 되어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관성측정센서가 적용되어 있는데요. 공인구* '알릴라'안에 장착되는 센서로 초당 500회 빈도로 공의 움직임을 VAR실로 전송하여 오프사이드 판정 시점인 '선수가 패스하는 순간'까지도 정확하게 파악이 가능합니다.
*공인구 : 구기에서, 위원회나 커미셔너가 공식적으로 사용을 인정한 공
오프사이드 상황이 벌어지면 SAOT는 곧바로 VAR실에 신호를 보내고 VAR 심판은 자체 판단 후 그라운드의 주심에게 전달합니다. 주심이 오프사이드 여부에 대한 최종 판정을 내리면 SAOT가 전송한 데이터가 3D 애니메이션으로 표현되면서 경기장 전광판과 중계방송을 통해 송출되는데요. 이를 통해 경기를 지켜보는 모든 팬들이 오프사이드 여부를 확인할 수 있게 됩니다. SAOT를 활용하면서 주심이 직접 VAR 영상을 보고 판단하지 않기 때문에 평균 70초 남짓에 달하던 판정 시간을 약 25초로 단축시켜 경기의 흐름을 끊는 기존 시스템의 단점까지도 보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20일 2022 카타르 월드컵 개막전 카타르와 에콰도르의 경기 전반전에서 에콰도르 선수들의 선제골을 SAOT를 통해 오프사이드로 판정하며 인상적인 신고식을 치렀습니다.
압사와 훌리건, 사전에 방지한다.
AI 특급 안전 도우미
경기장 안에서는 단호한 심판의 역할을 해낸다면, 관중석과 경기장 밖에서는 경호원이자 안전 도우미의 역할도 해내고 있습니다. 카타르 월드컵이 열리는 8개의 경기장의 보안과 운영은 중앙관제센터인 '에스파이어'에서 전담하는데요. 에스파이어는 카타르 올림픽 기간 동안의 안전을 위해 카타르 수도 도하와 8개의 경기장에 22,000개의 보안 카메라를 설치하여 선수들만을 바라보지 않고 관중들과 경기장의 안전을 위한 모니터링을 해오고 있습니다.
이 보안 카메라에는 안면인식 기술과 이상 행동 패턴 등을 예측하는 알고리즘이 적용되어 있는데요. 지금까지 월드컵 주요 경기들에서 관중들의 난입 사태도 있었으며 무리 지어 이상 행동을 하며 난동을 피우는 극성팬인 '훌리건'들의 등장도 수차례 있었는데요. 이상 행동 패턴 예측 알고리즘을 통해 이런 사태들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또한 사람들의 몰입을 최고치로 끌어올리는 스포츠의 특성상 갑작스러운 흥분으로 인한 사고도 발생할 수 있는데요. 압사와 같은 사고들이 그 예입니다. 실제로 지난 5월 프랑스에서 2021~22시즌 유럽 축구 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전 관람을 위해 몰려든 관람객들로 큰 혼잡이 발생하여 경찰들의 최루탄 가스 살포 진압 사태까지 벌어졌었으며, 지난달 인도네시아 동부 자바 말랑 리젠시의 칸주루한 축구장에선 홈팀 패배에 흥분한 3,000여 명의 관중이 한꺼번에 경기장에 난입해 125명 이상의 압사 사망자가 발생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이러한 사건 사고들을 방지하기 위해서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수만 개의 카메라에서 들어오는 이미지들을 상시 모니터링하며 관중 밀집도를 예측해 기준을 넘으면 즉각 관제 중앙 센터인 아스파이어에 보고되는데요. 이를 통해 압사 방지는 물론 게이트의 혼잡 원인, 급작스러운 관객의 대이동, 잘못된 진입로 설계, 표지판 작동 여부 등까지 점검을 할 수 있습니다. 무인 비행 장치인 드론을 상시 운영하는 이유도 인파 규모를 파악하여 테러와 훌리건 등 안전사고를 위한 시스템 중 하나입니다.
무더위, 기술로 잠재우다
첨단 냉각 기술
더위 문제로 월드컵 사상 처음으로 겨울에 개최된 카타르 월드컵은 11월임에도 기온이 낮에는 41도, 저녁 8시에도 33도에 달하는 날씨에 진행이 되었는데요. 카타르는 스타디움의 열기를 식히기 위해 냉각 시스템에 고도의 기술을 적용해 경기장을 하나의 에어컨처럼 만들었습니다.
단열재와 스폿 냉각 시스템을 조합해 경기장에 설치된 파이프나 통풍구를 통해 흡입해 냉각 여과한 후 외곽의 거대 환풍구를 통해 시원한 공기를 내보내 낮은 온도를 유지하는 방식입니다. 이 냉각 기술은 사람이 있는 장소만을 집중적으로 냉각할 수 있고, 공기 여과도 가능해 깨끗한 공기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모든 관중석 좌석 아래 통풍구를 설치해 신선한 공기가 퍼지도록 했고, 거대한 노즐을 활용해 경기장 내부로 찬 공기를 직접 주입함으로써 내부 기온이 18~24℃ 수준으로 유지되도록 했습니다. 경기장의 설계와 지속적으로 유입되는 찬 공기의 시너지로 내부 공기압이 높게 유지되면서 경기장 천장에 뚫린 구멍으로 뜨거운 공기가 유입되는 것도 방지되었습니다.
카타르의 첨단 냉각 시스템이 큰 관심을 받는 이유 중 하나는 친환경 냉방이기 때문인데요. 이 같은 냉방 시스템에 쓰이는 막대한 전기 에너지는 태양열을 활용해서 만들어진다고 합니다.
황희찬 선수의 힘자랑 세리머니에 등장한 화제의 '브라탑' 정체는?
전자 성능 추적 시스템 – EPTS
12월 3일 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 한국과 포르투갈 경기가 있었는데요. 동점으로 진행되던 중 경기 막판 극적인 결승골로 한국 대표팀의 월드컵 16강 진출의 길을 열어주었는데요. 결정적인 골을 넣은 황희찬 선수는 골을 넣은 직후 유니폼 상의를 탈의하며 그의 트레이드 마크인 '힘자랑 세리머니'를 이어갔습니다. 그러나 이때 사람들의 이목을 끈 것은 다름 아닌 옷 안에 입고 있던 검은색 조끼 정체였는데요. 형태가 가슴 아래까지만 내려오는 민소매 조끼의 모양으로 여성들이 운동 시 착용하는 브라탑과 유사해서 많은 궁금증을 자아냈습니다. 또한 손흥민 선수의 검은 얼굴 보호대와 생긴 것이 비슷하다고 하여 황희찬 선수의 상체에 마스크를 착용한 손흥민 선수의 얼굴을 합성한 사진이 밈으로 만들어져 유행이 되기도 했습니다.
여성의 브라탑으로 오해받은 황희찬 선수의 검은색 조끼의 정체는 바로 '전자 성능 추적 시스템 (EPTS, Electronic performance and tracking systems)'인데요. EPTS는 경기력을 측정하는 웨어러블 기기로 장치 내부에 GPS 수신기, 자이로스코프 센서, 가속도 센서, 심박 센서 등이 내장되어 있습니다. 자이로스코프 센서는 선수가 움직이는 변화를 취합하고 가속도 센서는 달린 거리나 속도를 측정할 수 있습니다. 또한 심박 수 등을 통해 선수의 건강 상태를 체크하고 이상 유무를 판별하는 데 도움을 주는데요. 이뿐만 아니라 내장된 센서들로 선수의 활동량, 달리기 속도, 최고 속도, 슈팅 각도, 스프린트 횟수, 달리기 지속시간 등 통상 EPTS로 수집할 수 있는 데이터는 400여 가지에 달합니다.
이 데이터들은 팀별 전문 분석가를 통해 해당 선수 피로도나 부상 여부, 개인 기량 향상을 위한 훈련 목표치 설정 등에 활용되며 당연히 선수 교체나 포지션 변화에도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습니다. 경기를 뛰는 선수들의 모든 정보가 기록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이 장치는 보통 조끼나 유니폼 등에 부착해 사용하는데요. 황희찬 선수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대표팀 주장 손흥민 선수를 비롯해 여러 선수들이 착용하며, 유럽 프로 축구 5대 리그에서는 98% 이상의 선수가 훈련과 실전에서 GPS 단말기를 장착하고 뛰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EPTS는 이제 축구계의 기본값이라고도 합니다.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은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서 브라질과의 경기에서 패하며 월드컵 도전은 막을 내렸지만 국민들에게 다시금 기쁨과 행복을 일깨워주었는데요. 오랜 염원이었던 16강 진출이라는 결과만으로도 감격스러운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이번 월드컵에서는 숨겨진 보석과 같은 젊은 선수들의 활약이 눈에 띄어 앞으로 펼쳐질 월드컵이 더 기대 되는데요. 부상에도 불구하고 최선을 다해 뛰어준 선수들에게 박수와 무한한 감사를 보냅니다. 4년 뒤 또다시 하나가 될 우리의 모습을 기대하며 오늘은 여기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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