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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기본학습] 전자 신체 시리즈 ②, 세상 모든 냄새를 맡을 수 있다! '전자코'

이호스트ICT 2022. 11. 14. 14:36

 

안녕하세요. 이호스트ICT입니다.

오늘은 전자 신체 시리즈 두 번째로 찾아왔는데요. 바로 '전자코'(Electronic nose)입니다.

출처  :  셔터스톡

사람의 오감 중에서도 후각은 복합적이고 기술적으로 구현해 내기 어려운 감각이라고 하는데요. 이로 인해 많은 감각 중에서 후각 센서가 개발이 가장 더디게 발전하고 있다고 합니다. 오늘은 이렇게 복합적이고 어려운 기술인 '전자코'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사람보다 냄새를 더 잘 맡는 전자코

전자코는 특정 냄새 성분을 패턴화한 뒤 전기화학적 신호로 변환해 데이터를 처리하는 기술입니다. 가장 유명한 사례로는 미르 우주정거장에서 사용된 전자코를 예로 들 수 있는데요. 1990년대에 ESA(유럽항공우주국)에서 미르 우주정거장 내부의 공기를 관찰하기 위해 전자코를 만들어서 사용했던 사례입니다. 이때 사용된 전자코가 우주정거장에서 일어난 화재를 빠르게 감지하고 알려서 그 유용성과 발전 가능성을 인정받았습니다.

시간이 흐름과 비례하게 발전하는 기술에 따라 전자코도 많은 진화를 거듭했는데요. 새로운 센서들의 등장은 물론, 데이터 분석을 위한 다양한 AI 기술들이 등장하고 전자코 장비의 크기는 더 작고 성능은 더 좋게 발전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그 결과 지금은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이 되고 있는데요. 식품 분야는 물론 화학, 군사 심지어 의료분야에서 까지도 활약을 보여주며 인간의 코보다 더 냄새를 잘 맡는 전자코로 거듭나게 되었습니다.

 

전자코의 원리

출처  :  한경닷컴

전자코의 원리는 사실 사람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냄새는 냄새 원인 물질과 후각 세포가 만나면서 만들어지는 것인데요. 이때 전자코가 후각 세포 대신 센서를 통해 냄새를 맡고, 맡은 냄새를 뇌 대신 컴퓨터를 활용해 분석하고 처리하는 것이죠.

전자코의 센서는 총 두 가지가 있는데요. 인간의 후각 기능을 모방한 바이오센서와 특정 가스의 농도에 반응하는 센서를 여러 개 사용하여 냄새의 원인 물질을 파악하는 가스 센서, 이렇게 두 가지 센서로 나뉘게 됩니다. 더 나아가 보다 더 작게 만드는 소형화 작업을 위해 바이오 나노 센서 방식도 개발 단계에 있습니다.

기술적으로 냄새의 원인을 찾는 전자코는 사람의 코처럼 다양한 냄새를 처리, 분석하는 능력은 없습니다. 그러나 냄새를 통해 특정 물질을 검출해낼 수 있고, 물질을 인식하는 기술을 활용해 인간이 맡을 수 없는 냄새를 맡을 수 있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전자코의 활용
  • 식품 분야 - 신선도 측정

첫 번째 사례는 과일 신선도 측정인데요. 냄새만으로도 과일 신선도를 바로 판별하는 휴대용 전자코는 별도의 접촉 없이도 나노 바이오센서를 활용해 신선도를 측정할 수가 있습니다. 이는 기존 수용체 대신 유전공학을 기반으로 친환경 바이오 물질 (M13 박테리오파지)을 사용하여 실제 과일 신선도를 판별한 게 핵심인데요. 시간이 지날수록 과일 신선도가 떨어지는 것을 복숭아 냄새 차이로 구별해 내는 데에 성공했다고 합니다.

휴대용 전자코가 육류에서 발생하는 유해인자를 확인하는 개념도  /  출처  :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다음으로는 육류의 신선도를 측정하는 전자코인데요. 육류 부패로 단백질 아미노산이 변성되며 발생하는 '카베다린' '푸트레신'이라는 화합물에 반응하는 화합물 2종을 새롭게 합성하여 이를 바이오 나노 센서에 적용하여 극미량으로도 육류의 신선도를 측정할 수 있도록 개발했습니다. 사람의 코로 카다베린과 푸트레신을 측정하려면 이미 상당 기간 부패가 진행되어 먹거리로서 가치를 잃게 된 경우에만 가능하지만 전자코를 이용하면 카다베린과 푸트레신 생성량을 모니터링할 수도 있기 때문에 육류의 상태를 객관적으로 판단하고 관리 상태를 추적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또한 휴대폰의 유심을 갈아끼우듯 센서의 교체가 손쉽기 때문에 휴대성 또한 뛰어나다는 특장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 기술이 상용화된다면 제품화를 하여 여름철 먹거리 안전에도 기여할 수 있고 유해 물질 검출이나 포도주나 커피 품질 측정 시스템 등 다양한 식품 연관 산업에도 적용시킬 수 있습니다.

 

  • 의료 분야 - 폐암 발병 여부 진단

날숨을 통해 폐암을 진단하는 전자 코 모습  /  출처  :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포집된 호흡 가스를 실시간으로 분석하여 폐암을 진단하는 나노-바이오 전자코 시스템이 개발되었는데요. 이는 날숨을 통해서 폐 속 암세포가 만드는 휘발성유기화합물을 감지하는 센서 데이터에서 폐암 환자를 판별하는 머신러닝(ML) 알고리즘 기술을 활용했습니다.

ETRI가 개발한 폐암 진단 전자코는 데스크톱 컴퓨터 크기의 날숨 샘플링부, 금속산화물 화학센서 모듈, 데이터 신호 처리부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검진자의 날숨을 비닐 키트에 담아 날숨이 찬 비닐에 탄소 막대기를 넣으면 호흡 중 배출되는 여러 가스 성분이 막대기에 붙게 됩니다. 이 막대기를 전자 코 시스템에 넣고 구동하게 되면 내장된 센서를 통해서 가스가 붙은 정도에 따라 전기 저항이 달라짐을 분석해낼 수 있는데요. 날숨의 구성 성분 데이터를 알고리즘으로 분석하여 환자의 날숨 정보와 비교하면 폐암의 진단이 가능해지는 것입니다.

출처  : ETRI

 

현재까지 실제 폐암 환자와 일반인을 대상으로 날숨을 채취하여 200회의 분석을 통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으며 약 75%의 정확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폐암 진단에 주로 사용되는 X선 검사나 CT 검사는 방사선 노출 위험이 있으며 비용이 높아 부담이 컸는데요. 이 전자코 기술이 상용화된다면 방사선 검사 없이 간단하고 저렴한 비용으로 폐암을 조기에 진단하고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또한 다른 질병에도 같은 원리로 적용이 가능하여 폐암 진단뿐 아니라 여러 호흡기 질환이나 대사 질환 진단에도 활용될 수 있습니다.

 

  • 범죄 분야 - 마약 탐지

전자코는 다양한 물질을 인식하고 검출해 내는 데에 특화가 되어있기 때문에 특정 물질을 인식시켜둔다면 검출해 내는 건 비교적 수월한데요. 이와 같은 특성을 활용하면 마약 탐지도 가능하게 됩니다. 실제로 마약 탐지견을 대체하는 마약 탐지 센서가 존재하는데요. 마약 탐지견은 오랜 시간에 걸쳐 강도 높은 훈련과정을 거쳐 약 30%만 선발되며 30분 동안 탐지한 뒤 1시간의 휴식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고된 임무 수행과 중독성이 높은 마약을 찾아내는 임무를 하다 보니 마약 탐지견은 오래 살지 못하는 경우가 대다수라고 합니다. 그러나 전자코를 활용할 경우 지속적인 탐지가 가능해질 뿐만 아니라 마약탐지견을 교육하기 위한 비용과 시간도 절약되고 강아지 역시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게다가 전자코의 성능 역시 우수해 각국에서는 대체 여부를 놓고 논의하는 과정에 있습니다.

출처  :  코니쿠

 

실제로 항공기 제조업체 에어버스에서 개발한 '코니쿠'는 분자 화합물 냄새를 맡을 수 있는 생물 세포를 이용하여 폭발물 냄새를 감지할 수 있는 전자코 센서를 개발했는데요. 해파리 모양을 하고 있는 이 센서는 비행기 내부에 설치하여 위험 화학 물질 등을 식별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소개해 드린 위와 같은 사례 외에도 향기 좋은 난을 구별해 내는 전자코, 화약 냄새를 인식해 지뢰를 탐지하는 전자코, 코로나를 초기에 진단해 주는 전자코 등 다양한 전자코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적용되고 있습니다. 냄새를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하여 검출해낼 수 있다면 같은 원리로 냄새를 만들어내는 기술도 가능해진다고 하는데요. 미래에는 냄새를 메시지로 전송할 수도 있는 시대가 올지도 모르겠습니다. 앞으로도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할 전자코의 모습을 기대하며 오늘은 여기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