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고래와 인간의 의사소통, AI로 시도한다
가디언, 동물 의사소통 해석 프로젝트 소개
머신 러닝 활용해 동물 데이터 통한 해석 시도
사람과 달라 어렵다는 부정적인 시각도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동물의 의사소통을 해석하려는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어 주목된다. 영국 매체 가디언이 머신 러닝을 활용한 동물 의사소통 해석 프로젝트를 최근 소개했다.
캘리포니아 비영리 단체인 ESP(지구 동물 프로젝트)는 AI 머신 러닝을 이용해 동물 간 커뮤니케이션을 해석하며 모든 노하우를 공개해 다른 생물과의 관계 맺기를 더 심화시키고, 보호하는 데 도움을 주겠다는 대담한 목표를 갖고 있다. 구글 번역을 동물 사이 커뮤니케이션에 적용한다면 어떤 결과를 내놓을 수 있을까?
돌고래 조련사의 경우 ‘함께’, 그 다음 ‘만들어’라고 손으로 돌고래들에게 신호한다. 훈련받은 돌고래들은 물 속으로 가라앉았다가 소리를 교환한 후, 등을 젖히고 꼬리를 들어 올리면서 물 위로 나온다. 돌고래들은 자체적으로 새 묘기를 고안해 조련사의 요청대로 함께 실행한다. ESP 대표 아자 라스킨은 “언어가 있다는 것을 입증하지 못하지만 풍부한 상징적 커뮤니케이션 방식에 접근할 수 있다면 이 작업을 훨씬 쉽게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링크드인(LinkedIn) 공동 설립자 리드 호프만 등 주요 기부자들의 도움을 받아 2017년 설립된 이 단체는 지난해 12월 첫 과학 논문을 발표했다. 라스킨 대표는 “ESP가 지향하는 목표는 동물 통신을 해독하고 언어를 발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동물의 소리를 해독하는 것은 오랫동안 매력 있는 연구 주제였다. 다양한 영장류는 포식자에 따라 각기 다른 경계음을 내고, 돌고래는 독특한 휘파람을 통해 서로 신호를 주고 받으며, 어떤 새는 다른 메시지를 전달하도록 울음소리를 재배열할 수 있다. 그러나 모든 기준을 충족하는 동물 간 의사소통 수단은 없기에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언어라고 부르기에 부족하다고 본다.
최근까지 동물의 의사소통을 해석하는 것은 고된 관찰에 주로 의존해 왔다. 하지만 최신 동물 매개 센서를 통해 수집할 수 있는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처리하기 위해 머신 러닝을 적용하는 방법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포유류와 조류의 음성 통신을 연구하는 엘로디 브리퍼 코펜하겐 대학 교수는 “사람들이 기술을 활용하기 시작했다”며 “하지만 아직 얼마나 해낼 수 있는지는 잘 모르고 있다”고 밝혔다.
브리퍼 교수는 돼지 소리를 분석해 동물이 긍정적 또는 부정적 감정을 느끼고 있는지 확인하는 알고리즘을 공동 개발했다. 딥스퀴크(DeepSqueak)라고 불리는 또 다른 알고리즘은 쥐들이 내는 초음파 소리를 바탕으로 스트레스 상태에 있는지 여부를 판단한다. CETI(Cetacean Translation Initiative, 고래 번역 계획) 프로젝트는 머신 러닝을 사용해 고래간의 의사 소통을 번역할 계획이다.
그러나 ESP는 동물 한 종이 아니라 모두를 해석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기에 다른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라스킨 대표는 영장류, 고래, 돌고래와 같은 사회적인 동물 사이에서 풍부하고 상징적인 의사소통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인정하지만, 목표는 전체 동물에 적용될 수 있는 도구를 개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라스킨 대표는 “동물 종에 구애받지 않는다”며 “개발하고 있는 도구는 벌레에서 고래에 이르기까지 모든 생물학 분야에서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라스킨 대표는 ESP의 ‘직감 활성화(motivating intuition)’라는 방법이 머신 러닝을 활용해 사전에 지식을 쌓지 않고도 서로 다른, 때로는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의 언어를 번역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준 작업이라고 밝혔다.
이 프로세스는 물리적 공간에서 단어를 표현하는 알고리즘 개발에서부터 시작한다. 이 다차원 기하학적 표현에서 점(단어) 사이의 거리 및 방향은 점(단어) 간의 의미 관계를 설명한다. 예를 들어 ‘왕’은 ‘여성’이 ‘여왕’에 대해 갖는 동일한 거리와 방향을 가진 ‘남성’과 관계가 있다(이러한 매핑은 단어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아는 것이 아니라, 예를 들어 서로 가까이 얼마나 자주 발생하는지 살펴보는 것으로 이뤄진다).
나중에는 이러한 ‘형태’가 다른 언어에서도 유사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2017년에는 독립적으로 일하는 두 그룹의 연구원들이 도형을 정렬해 번역을 할 수 있는 기술을 발견했다. 영어에서 파키스탄 공용어인 우르두어가 나올 수 있도록, 모양을 조정하고 영어로 된 단어의 포인트에 가장 가까운 우르두어 지점을 찾는다. 라스킨 대표는 “대부분의 단어를 훌륭하게 번역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SP는 이러한 종류의 동물 의사소통 표현을 만들어 개별 종과 여러 종 모두에 동시에 적용하면서 보편적인 인간 언어 형태와 겹치는 부분이 있는지 등을 탐구하려 하고 있다. 라스킨 대표는 동물들이 세상을 어떻게 경험하는지 알 수 없지만 슬픔과 기쁨과 같은 감정이 있다고 보고 있다. 그는 “형태가 겹치는 부분, 직접 의사소통하거나 번역할 수 있는 부분, 또는 할 수 없는 부분 등 어떤 부분에서 더 놀라운 점이 있을지 알 수 없다”고 했다.
그는 동물이 음성으로만 통신하는 것은 아니라면서 예를 들어 꿀벌이 춤을 통해 꽃의 위치를 알려주는 것과 같은 다양한 의사소통 방식을 번역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SP의 계획은 보다 큰 목표를 실현하는데 필요한 작은 문제를 우선 해결하는 것이다. AI를 적용하려는 연구자들이 동물 의사소통의 비밀을 푸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일반적인 도구의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ESP에서 개발한 AI 기반 모델은 돌고래의 독특한 소리, 비둘기나 박쥐가 내는 소리에대해 가장 잘 작동했다. 데이터 세트가 더 커지면 학습 집단에 포함되지 않은 동물들의 섞인 소리도 구분할 수 있었다.
또 다른 프로젝트는 혹등고래를 시험종으로 삼아 AI를 이용해 새로운 동물 소리를 만드는 것이다. 발성을 분할해 고래와 같이 소리를 내는 언어 모델을 사용해 만든 이 새로운 소리는 동물들에게 재생되어 어떻게 반응하는지 볼 수 있다. 라스킨 대표는 “AI가 의미 있는 의사소통에 대한 무작위 변화의 원인을 파악할 수 있다면 의미 있는 의사소통에 더 가까워지게 될 것”이라며 “아직 그 의미를 알지 못하지만, AI가 언어를 구사하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모두가 AI의 활용에 대해 긍정적인 것은 아니다. 로버트 세이파스 펜실베니아 대학 심리학 석좌교수는 40년 이상 영장류의 자연 서식지에서 사회적 행동과 의사소통을 연구해 왔다. 그는 머신 러닝이 동물의 소리를 식별하는 것과 같은 몇 가지 문제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지만, 발성의 의미와 기능의 발견을 포함한 다른 영역에서도 도움이 될 지에 대해선 회의적이다.
그는 많은 동물들이 정교하고 복잡한 관계를 가질 수 있지만 소리의 종류가 사람보다 훨씬 적은 것이 문제라고 설명했다. 정확히 동일한 소리지만 서로 다른 상황에서는 서로 다른 것을 의미할 수 있고, 이는 문맥에 대한 연구를 통해서만 의미 파악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는 “AI 활용 방식은 충분하지 않다”며 “현장에서 동물을 관찰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동물 의사소통의 형태가 사람과 중첩된다는 개념에 대해서도 지적이 나온다. 세이파스 교수는 “컴퓨터 기반의 분석을 인간 언어에 적용하는 것과 다른 동물에게 적용하는 것은 매우 다른 것”이라고 지적했다.
라스킨 대표는 인공지능만으로는 다른 동물과의 의사소통을 충분히 할 수 없다는 점을 인정한다. 그러나 그는 많은 동물이 사람이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복잡한 방식으로 의사소통하는 것을 보여주는 연구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충분한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느냐, 규모에 맞게 분석하는 능력이 있느냐와 함께 제한적인 인식이 문제라며 “이러한 도구들이 편견을 벗고 전체 의사사통 체계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AI타임스 이한선 객원 기자 griffin12@gmail.com
원문 : http://www.aitimes.com/news/articleView.html?idxno=146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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