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소식] 잠이 보약…건강한 꿀잠 여부 AI로 확인한다

IBS-KAIST-삼성서울병원 ‘슬립스’, GIST ‘슬리피코’ 개발

잠은 보약이라는 말처럼 수면은 건강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잠은 보약이라는 말처럼 수면은 건강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내 수면 상태는 어떤지, 수면질환은 없는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국내 연구진들이 인공지능(AI) 기술을 이용해 수면의 질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수면단계 및 수면질환을 확인할 수 있는 연구 논문 2편을 발표했다. 

기초과학연구원(IBS), KAIST, 삼성서울병원 공동연구팀은 3가지 수면질환을 예측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광주과학기술원(GIST) 연구진은 수면단계 분류의 정확도를 끌어올리는 방법을 공개했다. 

● 질문에 답변만 해도 3가지 수면질환 위험도 예측

IBS는 김재경 수리및계산과학연구단 의생명수학그룹 CI 연구팀이 주은연·최수정 삼성서울병원 교수팀, 김지현 이대서울병원 교수팀과 공동으로 웹사이트에서 간단히 수면질환 위험도를 예측할 수 있는 알고리즘 ‘슬립스’를 12일 공개했다고 밝혔다. 논문은 지난 9월 국제학술지 ‘메디컬 인터넷 리서치’에 실렸다.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 필립스가 2020년 시행한 조사에 의하면 성인 인구 10명 중 6명이 수면질환을 앓고 있지만 전문의에게 문의하는 비율은 6%에 불과하다. 수면질환을 진단받으려면 몸에 각종 센서를 부착한 뒤 6~8시간 정도 병원에 머물며 검사를 받아야하는 불편이 따르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간단하게 수면질환을 예측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만들었다. 5000명의 수면다원검사 결과에 대한 기계학습을 진행해 수면질환 예측 알고리즘 '슬립스'를 개발했다. 나이, 성별, 키, 체중, 최근 2주간 수면 시 어려움, 수면 유지 어려움, 기상 시 어려움 등의 질문에 답하는 것만으로 만성불면증, 수면호흡장애, 수면호흡장애를 동반한 불면증 위험도 등 3가지 질환을 90% 정확도로 예측했다. 

미국 하버드대 연구팀이 AI 기반 수면질환 검사 알고리즘을 앞서 개발했으나 목둘레, 혈압 등 즉각적으로 답하기 어려운 항목이 포함돼 있고 예측 정확도는 70%에 그쳐 이번 연구팀의 알고리즘이 보다 유의미한 성과를 보였다. 슬립스 홈페이지(sleep-math)에 접속하면 누구든 예측 검사 또한 가능하다. 

● ‘수면단계’ 분류 기법, 세계 최고 성능 보여 

GIST가 개발한 슬리피코의 수면단계 분류가 전문가 수준에 근접한 성능을 보이고 있다. GIST 제공.

이규빈 GIST 융합기술학제학부 교수 연구팀은 지난달 18일 국제학술지 ‘엑스퍼트 시스템 위드 애플리케이션’에 수면단계 분류의 정확도를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린 연구결과를 공개했다. ‘특징 피라미드’를 활용한 ‘대조학습’ 기술을 생체신호 측정에 최초로 적용했다다. 특징 피라미드는 AI 모델이 여러 층에서 추출한 다양한 크기의 특징 정보를 포함하는 방식이고, 대조학습은 데이터의 유사성을 증감시키는 기계학습 기법이다. 

수면단계 분류는 수면질환 진단과 수면 품질을 평가할 때 중요하게 작용한다. 심전도, 뇌파, 근전도 등을 측정하는 ‘단일 채널 생체신호’로 평가할 수 있는데 일부 생체신호는 서로 유사한 주파수 특성을 공유하고 있어 수면단계를 정확히 구분하는 것은 어렵다. 

연구팀은 AI 기술을 이용해 수면단계 분류의 정확도를 높였다. ‘슬리피코’로 명명한 이 방법은 감독 대조학습 프레임워크와 특징 피라미드 기법을 통해 수면의 각 단계를 더욱 정확하게 구분했다. 

4개의 벤치마크를 이용해 수면단계 분류 성능을 비교한 결과, Sleep-EDFx 벤치마크에서 0.6%p, MASS 벤치마크에서 1.6%p, Physio2018 벤치마크에서 0.6%p, SHHS 벤치마크에서 0.2%p 향상된 정확도를 기록하며 현재까지 세계 최고 수준의 성능을 보였다. 특히 구분이 어려운 ‘수면 초기 단계’와 ‘렘수면 단계’의 분류 정확도가 각각 3.8%p와 2.6%p로 크게 향상됐다. 

AI 모델이 복잡한 생체신호 패턴을 정밀하게 분석하고 해석할 수 있다는 의미로, 수면 상태 및 수면질환에 대한 조기 진단과 치료 계획을 수립하는 데 있어 AI의 기여도가 앞으로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수면질환 위험도를 예측할 수 있는 슬립스 홈페이지 화면. IBS 제공.

원문: https://www.dongascience.com/news.php?idx=628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