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은 신제품 '비전 프로(Vision Pro)'가 가상현실 헤드셋으로 불리지 않도록 상당한 공을 들였다. 심지어 증강현실, 혼합현실 등 '현실'이라는 이름이 붙는 것도 경계했다. 하지만 업체의 이런 노력과 달리 이들 용어는 애플 비전 프로를 설명하는 데 어느 정도 유효하다. 물론 기존 헤드셋과 다른 점도 있지만 말이다. 애플은 비전 프로를 공간 컴퓨터(spatial computer) 혹은 공간 컴퓨팅(spatial computing) 기기라고 부른다. 이는 천장을 뚫어버린 너무 비싼 가격을 정당화하기 위한 교활한 마케팅 전략이거나, 혹은 뒤늦게 이 시장에 뛰어드는 업체의 새로운 제품 정의 전략일 수 있다. 하지만 이런 (합리적인) 의심을 잠시 내려놓고 공간 컴퓨팅 용어에 집중해 보자. 이것이 기존 가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