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알아보기]/IT 소식

[IT 소식] '월 이용료 60만원'…서빙로봇 대중화 시대 열린다

이호스트ICT 2022. 3. 28. 21:50

'월 이용료 60만원'…서빙로봇 대중화 시대 열린다

카페·식당·호텔 수요 많아
올 3천대서 3년내 10만대
서빙로봇, 산업용보다 커져

네이버, 연내 택배로봇 100대
양팔로봇·매핑로봇도 배치
KT, 로봇 조직 2배로 키워
삼성까지 미래신사업 낙점

네이버가 개발 중인 택배 서비스 로봇 루키(오른쪽)와 양팔 로봇. [사진 제공 = 네이버]

경기 성남시 분당구 네이버 본사 그린팩토리 바로 옆 제2 신사옥에 출근하는 직원들은 편의시설 등이 전부 갖춰지면 로봇과 마주치게 된다. '루키(Rookie)'로 불리는 택배 서비스 로봇은 6층 업무지원센터에서 출발해 로봇 전용 엘리베이터를 타고 각 층을 돌아다니며 직원들에게 업무용 기기를 가져다 준다. 커피나 샌드위치 같은 식음료도 배달할 예정이다. 얼굴 인식 기술로 주문자를 확인한다. 네이버는 올해 말까지 루키를 최대 100대까지 늘린다. 루키에서 물건을 넣고 빼는 양팔 로봇도 개발 중이다.

공장 전유물로 여겼던 로봇이 일상에 파고들고 있다. 국내 테크기업들이 인공지능(AI)을 비롯한 신기술의 집합체인 로봇에서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어서다.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트렌드와 임금 인상 등에 따른 구인난 여파로 사람과 대면하는 매장이나 사무실에 로봇 바람도 거셀 전망이다. 대표적인 서비스 로봇인 '배달(서빙) 로봇'은 대중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우리로봇과 코가플렉스가 지난 24일부터 사흘간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IFS 프랜차이즈 창업박람회`에서 선보인 서빙 로봇 `서빙고`가 식음료를 운반하고 있다. [김호영 기자]

지난 26일 막을 내린 국내 최대 규모 창업박람회인 'IFS 프랜차이즈 창업박람회'는 역대 가장 많은 로봇업체들이 참가했다. 서빙 로봇이 가장 많았다. 코가플렉스와 우리로봇은 레스토랑, 카페·호프, 골목식당, 호텔 등 공간 특화 서빙 로봇 '서빙고' 7종류를 선보였다. 국내 AI와 컴퓨터 비전 같은 소프트웨어 기술로 개발된 서빙고는 '중국산 로봇'과 달리 데이터를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라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서일홍 코가플렉스 대표는 "서빙 로봇은 자율주행뿐 아니라 테이블 위치에 정확하게 서는 것이 중요하다"며 "AI 기반의 카메라와 센서로 오차 범위를 3~4㎝로 줄였다"고 소개했다.

로봇업계에 따르면 비주류였던 서빙 로봇은 최근 전국적으로 3000여 대가 도입됐다. 가격경쟁력이 생기면서 향후 2~3년 내 10만대 이상 보급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서빙 로봇이 사람의 육체노동뿐 아니라 자영업자의 인건비 부담을 덜어주기 때문이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월 이용료 60만원대의 서빙 로봇을 도입하면 홀 서빙 직원을 한 명 줄여도 된다"며 "서빙 로봇 대리점주 모집이 활발하다"고 말했다. 우리로봇과 코가플렉스는 박람회 기간에 서빙고 '반값 렌탈료' 이벤트를 열어 눈길을 끌었다. 월 이용료가 29만원대로 저렴해졌다.

국내 테크 기업들 간 로봇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는 분위기다. 최근 삼성전자는 로봇을 미래 신사업으로 낙점하며 '삼성봇' 대중화 시대를 예고했다.

네이버는 국내 기업 최초로 5G(5세대) 이동통신 특화망을 구축해 로봇과 클라우드를 연결하고 있다. 가상공간에 실제 현장과 똑같이 만들어놓은 디지털트윈을 통해 데이터를 수집하는 '매핑 로봇'과 사람의 움직임을 학습해 복잡한 작업을 수행하는 '양팔 로봇'도 배치할 예정이다. 로봇이 주는 위화감을 없애기 위해 디자인에 세련미를 더하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인터넷 카페와 블로그처럼 로봇이 일상에 깊숙하게 자리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KT는 올해 로봇 사업 조직을 두 배 이상 키웠다. 공장에 배치하는 산업용 로봇에서 서비스 로봇으로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KT는 호텔 룸서비스부터 서빙, 바리스타, 케어, 방역까지 5종류의 서비스 로봇을 상용화하고 일부는 수출도 추진하고 있다. 가정용 로봇 사업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KT 관계자는 "로봇은 회사의 큰 성장을 이끌 블루오션이라는 게 경영진의 판단"이라고 말했다.

세계적 빅테크도 서비스 로봇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구글 모기업 알파벳은 작년 말 로봇 사업을 '에브리데이 로봇'이라는 새 회사로 분사했다. 공장에서 매뉴얼대로 반복 작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동작과 환경 조건을 스스로 학습해 일상에서 사람과 협업하는 로봇을 만들겠다는 목표다. 구글 본사에 테이블 청소 로봇, 쓰레기 분리수거 로봇 등 100여 대의 시제품 로봇이 배치됐다. 아마존도 작년 하반기 가정용 로봇 아스트로를 출시해 화제가 됐다. 물류 로봇 개발에 집중했던 아마존의 첫 대중 로봇이어서다.

서비스 로봇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AI가 급속도로 발전하고 카메라·센서 등을 고품질·저가격에 생산이 가능해지면서 산업용 로봇에만 활용했던 기술을 서비스 로봇으로 확대할 수 있게 됐다. 글로벌 컨설팅사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2025년 서비스 로봇 시장 규모가 산업용 로봇 시장 규모를 넘어서고 2030년 최대 800억 달러(약 98조원)로 커질 것으로 추산했다.

원문 : https://www.mk.co.kr/news/it/view/2022/03/2765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