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5G, IoT 타고...' 엣지 데이터센터, 순풍에 돛 단다
엔터프라이즈 엣지에서 생성되는 데이터의 양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IDC는 오는 2025년까지 416억 개의 IoT 기기가 인터넷에 연결돼 79.4제타바이트(ZB)에 달하는 데이터를 생성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데이터가 급증하면서 많은 기업이 실시간 의사결정을 위해 데이터를 클라우드 또는 온프레미스 데이터센터로 라우팅할 때 발생하는 지연 시간 및 혼잡 문제를 해결하는 것보다, 엣지에서 데이터를 처리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 PwC는 엣지 데이터센터 시장이 2017년 40억 달러에서 2024년 135억 달러(약 18조 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마켓앤마켓(MarketsandMarkets)은 엣지 데이터센터의 시장 규모가 2028년 296억 달러(약 39조 5,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엣지 데이터센터의 인기에 힘입어 다트포인트(DartPoints), 엣지코넥스(EdgeConneX), 젤라 DC(Zella DC) 등의 스타트업을 비롯한 여러 서비스 업체가 등장했다. 아메리칸 타워(American Tower), 델, IBM, 슈나이더 일렉트릭 등 기존 업체도 엣지 데이터센터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엣지 데이터센터란?
중앙 집중식에서 분산형 데이터센터 전략으로의 전환은 1만 개 이상의 랙, 80메가와트(MW) 이상의 용량을 갖춘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하이퍼스케일러의 추세에 역행하는 움직임이다. 엣지 데이터센터의 용량은 500킬로와트(kW)에서 2MW 사이로 매우 작다. 또 옥상, 극한 지역, 시골, 소외 지역 등 거의 모든 곳에 구축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모듈형 엣지 데이터센터의 크기는 옷장부터 선적 컨테이너, 차고까지 다양하다. 턴키 방식으로 설계돼 보안 및 냉각 등의 기능을 내장한다. 빠르게 가동하고 실행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표준화된 설계를 통해 대량으로 주문할 수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 호환되고 상호 운용할 수 있는 인프라를 배포할 수 있다.
엣지 데이터센터 확산을 이끄는 3가지 기술
엣지 데이터센터가 주목받는 이유는 여러 가지지만, 핵심은 다른 빅테크 트렌드와 맞닿아 있다. 바로 IoT, AI, 5G다.
1. IoT
의료, 텔레매틱스, 제조 등의 산업에서는 데이터를 생성하는 엔드포인트의 수 그리고 실시간 처리의 필요성 때문에 중앙 데이터센터와 데이터를 주고받는 데 큰 비용이 든다. 가트너에 따르면 IoT 데이터의 약 45%가 이미 엣지에서 처리되고 있으며, 이 수치는 계속 증가할 전망이다.
가트너의 수석 리서치 디렉터 산토시 라오는 “데이터의 양과 이동 속도가 증가함에 따라 모든 정보를 클라우드나 데이터센터로 스트리밍해 처리하는 작업의 비효율성도 커졌다”라고 지적했다.
엣지에서 더 많은 데이터가 생성되고 처리되면서, M2M(Machine-to-Machine) 통신이 기존 네트워크를 압도할 위험도 있다. 따라서 엣지 데이터센터는 실시간 IoT 사용례를 개선할 뿐 아니라 M2M 트래픽의 홍수로부터 기존 네트워크를 보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제조업에서는 설비의 수와 기기에 연결된 센서의 수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이런 기기는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생성하고 있다. 제조업체는 엣지 데이터센터를 통해 데이터를 로컬에서 처리함으로써 지연 및 혼잡 문제를 우회할 수 있으며, 그 결과 생산 최적화, 예방적 유지보수, 공급망 문제 사전 대응 등의 실시간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다. 이밖에 엣지 데이터센터를 빠르게 도입할 다른 산업으로는 교육, 의료, 금융, 스마트 시티 등이 대표적이다.
2. AI
엣지에서의 AI는 군중 속 얼굴 인식, 자율주행차, 실시간 건강 모니터링 등의 사용례를 가능하게 한다. 하지만 JLL 연구에 따르면, 지속적인 클라우드 마이그레이션과 함께 AI의 급속한 채택으로 인해 데이터센터 공급업체가 이를 따라잡지 못하는 상황이다.
AI 애플리케이션이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생성하고 소비하려면 상당한 컴퓨팅 파워가 필요하다. 문제는 중앙 집중식 데이터센터와 엣지 간에 데이터를 주고받을 때 발생하는 지연 시간 때문에 실시간 기능이 제공되지 않으며, 지속적인 데이터 흐름에 필요한 대역폭으로 인해 비용이 증가한다는 점이다.
JLL의 2023년 상반기 북미 데이터센터 보고서(1H 2023 North American Data Center Report)에 의하면 금융, 의료, 제조 등의 산업이 가용 데이터센터 용량을 잠식하면서 주요 시장의 현재 및 단기 데이터센터 용량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엣지 데이터센터는 기업뿐 아니라 서비스 제공업체와 코로케이션 제공업체도 수요에 따라 신속하게 용량을 배포하는 동시에 소규모 시장의 서비스 범위 격차를 해소할 방법이다.
3. 5G
언뜻 보면 5G는 엣지 데이터센터와 경쟁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서로를 보완할 가능성이 더 높다. PwC에 따르면, 5G는 ‘엣지 데이터센터의 분산형 소규모 셀 네트워크’의 핵심 동력이다. 이 엣지 데이터센터 네트워크는 공장 및 스마트 시티의 센서 네트워크처럼 많은 수의 기기를 활용하는 사용례에 저비용, 저지연 지원을 제공한다.
지연 시간, 혼잡, 백홀 비용 등 실시간 IoT 사용례를 괴롭히는 문제는 5G에도 적용되는데, 엣지 데이터센터는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편리한 방법이다.
레드캡이 엣지 데이터센터 수요를 촉진할까?
새로운 5G 사양인 레드캡(Radio Reduced-Capability, RedCap)은 엣지 데이터센터 배포를 더 많이 촉진할 수 있다. 레드캡은 3GPP 릴리스 17(3GPP Release 17)에서 처음 도입됐으며, LTE Cat-4 또는 기타 레거시 연결로 서비스되는 제약이 있는 기기를 대상으로 한다. 5G에는 수많은 고급 기능이 있지만, 대부분의 엣지 기기에는 오히려 과잉이다. 이런 기능을 사용하려면 비용이 발생한다.
레드캡은 아직 승인되지 않았지만(2024년 중 승인될 것으로 예상) 잠정적인 규격의 레드캡 장비가 공개되기 시작했으며, AT&T, 에릭슨, 노키아는 이미 레드캡 호환 장비를 테스트 중이다.
레드캡은 4G LTE, 특히 전 세계 많은 지역에서 여전히 널리 사용되고 있는 3G보다 더 나은 피크 데이터 속도, 더 넓은 커버리지, 더 짧은 지연 시간을 제공한다. 무선 설계도 더 간단하고 전력 소비 요구 사항도 낮아 제약이 많은 기기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에릭슨의 연구에 따르면, 레드캡 사용 시 IoT 기기 비용을 5G보다 65%까지 절감할 수 있다.
레드캡의 또 다른 장점은 엣지와 그 너머의 연결을 통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IDC의 5G 및 모빌리티 부문 리서치 매니저 제이슨 리는 “오늘날 IoT 기기를 연결할 수 있는 방법이 너무 많다. 이를테면 와이파이, LPWAN, 블루투스, LTE, 5G 등이 있다. 어떤 연결 옵션이 언제 적합할까?”라고 반문했다.
4G와 3G 연결로도 충분한 기기가 많으며, 5G는 이를 완전히 지원하는 데 드는 추가 비용을 감내할 만큼 강력하지도 않다. 지난 2022년 미국이 3G 서비스를 중단한 상황에서, 서비스 업체는 레드캡이 이런 상황을 바꿔 제약을 많이 받는 기기를 끌어들이길 바라고 있다. 리는 “레드캡은 연결성을 통합해 궁극적으로 5G 세상을 향한 진입로 역할을 할 수 있다”라고 전했다.
우위를 점하고 있는 ‘얼리 무버’들
일본에서는 이미 5G 엣지 데이터센터 연결이 진행 중이다. 일본 최초의 ISP IIJ(Internet Initiative Japan)는 엔드투엔드 5G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엣지 데이터센터를 구축했다. IIJ는 중앙 집중식 데이터센터로 인한 커버리지 격차 때문에 엔드투엔드 5G 서비스 제공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엔드투엔드 5G를 구현하려면 5G 안테나 근처에 인프라를 구축해야 하지만, 많은 안테나 사이트가 외진 곳이나 제한된 장소(예 : 옥상 등)에 있기 때문에 엣지 데이터센터로 사용하기에는 실용적이지 않다.
다시 말해, 트래픽이 중앙 데이터센터로 다시 이동하거나 인프라가 더 작은 용량의 데이터센터 패키지로 엣지에 배포돼야 한다는 의미다. IIJ는 호주의 엣지 데이터센터 공급업체 젤라 DC의 하드웨어로 하이브리드 5G-MEC(Mobile Edge Computing)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회사에 따르면 5G-MEC는 원격 의료, 스마트 팩토리, 심지어는 애그테크(AgTech) 등의 사용례를 포함해 낮은 지연 시간과 안정적인 통신이 필요한 애플리케이션을 지원하는 연결성과 인프라를 제공할 예정이다.
예를 들어, 호주의 글로벌 핀테크 기업 애프터페이(Afterpay)는 빠르게 사업을 키우면서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확장해야 했다. 애프터페이는 독점 의사결정 엔진을 통해 거의 실시간으로 고객의 신용 가치를 판단하는 선구매 후결제 결제 플랫폼을 제공한다. 비즈니스 확장에 따라 애프터페이는 디지털 리얼티(Digital Realty)와 협력해 연간 20억 건 이상의 거래를 처리하는 데 필요한 저지연, 고가용성 연결을 지원하는 엣지 컴퓨팅 서비스를 전 세계 약 450명의 직원에게 배포했다.
중국 핑탄 해협 대교(Pingtan Strait Bridge)의 운영사는 지능형 인프라를 관리하기 위해 버티브(Vertiv)의 엣지 데이터센터를 구축했다. 핑탄 해협 대교는 총길이 16.34km의 2층 교량으로, 상층부는 왕복 6차선 고속도로이며 하층부는 2차선 1급 철도다. 이 다리는 해협을 횡단하는 철도·도로 겸용 대교이기 때문에 강풍과 파도 등의 문제에 대처하기 위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수적이다. 핑탄 해협 대교 프로젝트는 버티브의 스마트 에일(Smart Aisle) 엣지 데이터센터를 구축해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교량 운영을 관리하며, 지능형 게이트 시스템 같은 작업을 자동화했다.
엣지 데이터센터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지만, 현재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AI, IoT, 5G 기술의 순풍을 타고 당분간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출처 : ciokorea / editor@itworld.co.kr
https://www.ciokorea.com/news/322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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