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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소식] 이재용-겔싱어 만났다…삼성-인텔 '반도체 동맹' 뜨나

이호스트ICT 2022. 5. 31. 18:33

 

"두 사람 만남 자체가 강력한 협업 시그널"

 

팻 겔싱어 인텔 CEO(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우) [사진=연합뉴스]

 

글로벌 반도체 시장을 이끄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팻 겔싱어 인텔 CEO가 전격 회동을 갖고 협력을 논의했다. 이번 만남을 통해 두 회사가 향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분야에서 협력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30일 삼성전자와 재계 등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이날 오후 방한 중인 겔싱어 CEO와 삼성 서초사옥에서 만나 차세대 메모리, 팹리스 시스템 반도체, 파운드리 양사의 미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지난 20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이 삼성전자 평택공장을 방문한 지 열흘 만에 글로벌 반도체 1, 2위 업체의 수장이 만난 것이다. 이를 두고 양국 정상의 반도체 동맹 강화 움직임에 대한 민간 차원의 적극적인 화답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갤싱어 CEO는 이 부회장과 배석한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 노태문 MX사업부장,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 최시영 파운드리사업부장, 박용인 시스템LSI사업부장 등 삼성전자 경영진과도 릴레이 회의를 하며 사업 기회를 모색하기 위한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와 인텔은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1, 2위를 다투는 '라이벌' 관계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반도체에서 94조1600억원(823억달러)의 매출을 올려 790억달러의 매출을 올린 인텔을 제치고 1위를 탈환했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종가'로 불리는 인텔을 앞선 것은 2018년 이후 3년만이다.

'메모리 최강자'인 삼성전자와 '중앙처리장치(CPU) 최강자'인 인텔은 동반자 관계이기도 하다. DDR5(PC와 서버용), LPDDR6(모바일 기기) 등 차세대 메모리 제품을 개발하는 데는 컴퓨터의 두뇌 역할을 하는 CPU와의 호환성이 중요한데 CPU 시장에서는 인텔의 표준이 전 세계 컴퓨터의 표준이 됐을 정도로 기술을 선도하고 있다. 이에 삼성과 인텔은 차세대 메모리 제품 개발을 위해 오랜 기간 메모리와 CPU 간의 호환성 테스트를 하는 등 긴밀한 협력을 이어오고 있다.

최근 삼성은 업계 최초로 인공지능, 머신러닝, 빅데이터 등 데이터 센터에서 성능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새로운 메모리 인터페이스인 '컴퓨트 익스프레스 링크'(Compute Express Link·CXL) D램 기술을 개발하고 인텔의 데이터센터와 서버 플랫폼 등에서 검증을 마쳤다. 인텔 측은 "CXL을 중심으로 강력한 메모리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삼성전자와 지속해서 협력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반도체뿐만 아니라 세트(완성품) 제품 분야에서도 두 회사는 협업 관계다. 삼성전자의 최신 기술이 집약된 '갤럭시 북 프로' 시리즈에는 최신 인텔 12세대 코어 프로세서 등이 탑재됐다.

특히 파운드리 시장에서 향후 협업 가능성이 점쳐진다. 겔싱어 CEO는 지난해 1월 실적 발표에서 "우리의 포트폴리오를 고려할 때 특정 기술과 제품에 대한 외부 파운드리 사용은 더 늘려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인텔이 글로벌 반도체 수급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선 10나노 이하 첨단 미세공정을 보유한 삼성전자와의 협력은 필수"라고 말했다.

이 부회장과 겔싱어 CEO의 이번 면담으로 그동안 지속된 양사의 협력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 뿐만 아니라 세트 제품에서의 상호 협력을 통해 '윈윈' 관계를 이끌어 낼 수 있어서다.

재계 관계자는 "두 사람의 만남 자체가 이미 강력한 협력 시그널"이라며 "양사 간 협력 범위가 확대되면 공급망 불안 해소와 차세대 반도체 산업 발전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원문: https://www.hankyung.com/it/article/202205302751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