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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소식] ETRI, 음성 대화형 치안 민원 응대 AI 폴봇 개발 고도화

이호스트ICT 2022. 5. 20. 07:09

 


ETRI, 음성 대화형 치안 민원 응대 AI 폴봇 개발 고도화


2022년 4월 13일부터 3일간, 서울 코엑스에서 제5회 국제인공지능대전(AI EXPO Korea) 행사가 개최됐다. 올해에도 인공지능(AI)과 관련된 다양한 기술, 서비스 및 제품들이 전시됐다. 그 중에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는 182경찰 민원콜센터의 일부 민원들을 음성 대화 방식으로 자동 응대하기 위한 AI 챗봇 ‘폴봇(POLBOT)’을 선보였다.

AI 기술을 활용한 대화형 인터페이스는 사용에 편리성을 제공하기 때문에 사회적 수요의 증가와 함께 기술적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폴봇은 본지에서도 한 번 소개한 적 있는데, 이전에 소개했던 내용과 비교하면 AI 시스템이 자동화 또는 지능화되는 과정을 비교해볼 수 있을 것이다.



폴봇-상담관 협업으로 성장하는 AI 서비스를 지향

단순·반복의 정보 전달 업무가 많은 콜센터에도 AI 기술이 도입되고 있다. 콜센터 서비스에 지능화가 이루어지면서 최근에는 AI 컨택센터(AICC: AI Contact Center)로 불리기도 한다. AICC 서비스를 위한 기술들 중 하나로 음성인식 챗봇 기술을 들 수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을 주관으로 와이즈넛, 마인즈랩, 인텔리어스의 세 회사가 2020년 4월부터 경찰청의 ‘대화형 치안 지식서비스 폴봇 개발(2020.04.01.~12.31.) 사업에 착수하여 R&D를 수행하고 있다.

해당 R&D사업에서는 간단한 경찰 민원들을 AI 챗봇인 폴봇이 자동 응대하고 복잡한 상담 대화가 필요한 민원들은 상담관들이 해결해주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2021년도 AI EXPO에서는 스마트폰 전화 통화 연결 후에 음성 대화를 나누며 특정한 시나리오 상에서 경찰 민원을 처리하는 과정을 시연했다. 올해에는 ‘폴봇-상담관 협업’ 콘셉트로 폴봇과 민원인 사이에 민원 해결을 위한 대화 진행이 원활하지 않은 경우에 상담관과의 즉각적인 통화 연결을 허용했다.

ETRI 연구개발진의 설명에 따르면, 기술 개발 초기 단계에서부터 서비스 중에 발생 가능한 모든 상황에 대해 AI가 인간과 같이 대응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현재의 기술 수준에서 구현된 AI 시스템을 활용하면서도 기술 발전 현황에 따라 지속적으로 시스템을 고도화하기 위한 기술 개발 전략이라고 한다. 이는 AI 시스템 도입 이후에도 기술적 수준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큰 틀을 둠으로써 AI 서비스의 현장 적용 가능성을 높이는 전략으로 볼 수 있다.

폴봇-상담관 협업에서 말하는 상담관 개입 상황을 알아보자. 전화 통화 연결을 통해 민원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대화 주체는 셋이 등장한다. 민원인, 폴봇, 그리고 상담관이다. 세 가지의 상담관 개입 상황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첫째로, 민원인과 폴봇의 대화 중에 민원인이 단순 정보 습득 이상의 민원 처리가 필요하여 상담관과의 전화 통화 연결을 필요로 하는 상황이다. 민원인이 “상담관 바꿔주세요”와 비슷한 표현으로 의도를 전달하면 폴봇이 상담관과 바로 연결시켜준다.

둘째로, 폴봇이 대화하는 과정에서 민원인의 민원 해결이 되지 않고 같은 대화가 반복되거나 민원인의 불편함이 감지되는 상황이다. 기술적으로는 ▲민원인 질의에 대한 적절한 응답 생성이 수차례 실패한 경우 ▲대화 중인 민원이 자동 응대 시나리오 범위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 등에 해당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폴봇은 민원인에게 상담관과의 전화 통화 연결이 필요한지를 묻고 이를 지원한다.

셋째로, 상담관이 민원인과 폴봇이 대화하는 과정을 모니터링하다가 중간 개입이 필요하다고 판단하여 직접 개입하는 상황이다.




AI Expo 전시장에서 ETRI 방준성 박사가 폴봇 기술을 시연하며 설명하고 있다.




폴봇-상담관 협업 모니터링 화면. 빨간 동그라미로 표시된 것은 민원인과 폴봇이 전화 통화중임을 나타낸다.




AI 관련 R&D의 현장 적용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시스템 기술 고도화와 함께 부가적인 기능들에 대한 개발도 필요해 보인다. 인입콜 수, 폴봇 자동 응대 건수, 상담관 연결 건수 등 폴봇-상담관 협업에 대한 통계는 AI 서비스 확대에 있어서 기술 수준으로만 평가될 수 없는 사용자들의 서비스 만족도나 AI 서비스 도입에 따른 사용자들의 민원콜 패턴 변화 등을 파악하는데 사용될 수 있으며, 서비스 구현과 관련된 대화 시나리오 설계와 대화 응답 생성 알고리즘 개발 등에도 도움이 된다.

 
홀로렌즈를 사용하여 미래 상담관의 모습

메타버스(Metaverse)에 대한 최근의 관심을 반영하듯이, 이번 AI EXPO 전시회에서 폴봇 시스템에 홀로렌즈(HoloLens: MS의 XR장치) 기기를 연결하여 상담관이 민원 상담 현황을 모니터링하고 대화 중간 개입을 하는 과정을 시연하기도 했다.

ETRI 연구개발진에 따르면 폴봇의 다양한 확장으로 미래 상담관의 모습을 상상해 보기 위해 매우 짧은 기간 동안 간단하게 실험적으로 구현했다고 한다. 민원 상담에 홀로렌즈와 같은 기기를 사용하는 이유는 가상공간상의 멀티스크린과 이동성 때문이다.

폴봇과 같이 자동 민원 응대가 가능한 AI 챗봇 시스템이 도입되면 상담관은 가급적 많은 스크린을 보며 전체 상황을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어야 하므로, 확장 가능한 공간에서의 멀티스크린은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리고 홀로렌즈를 직접적 혹은 보조적으로 사용함으로써 두 손의 자유와 이동성을 얻게 될 수 있음을 상상해볼 수 있다.

그러나 아직 한계점도 있다. 첫째로 무선 네트워크 지연 문제가 있다. 통신 네트워크 속도가 느리거나(AI EXPO 전시장에서와 같이) 다수의 무선 기기들이 접속되어 네트워크 자원이 부족한 경우에 홀로렌즈를 통한 영상 재생과 인터랙션에 수 초의 지연이 발생했다.

둘째로 기술의 현장 적용 관점에서 전자 기기에 익숙하지 않은 상담관들이 기기 사용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어 보인다. 이번 폴봇-홀로렌즈 기술 전시에서는 일반인들이 홀로렌즈를 착용한 상태에서의 폴봇 시스템에 대한 XR 인터랙션이 익숙하지 않을 것을 고려해 가상공간에서의 민원 상담 웹의 메뉴를 음성 명령으로 제어할 수 있도록 했다. 홀로렌즈와 같은 기기를 착용하는 사용자의 편의성 개선을 위해서는 향후 별도의 연구가 필요해 보였다.

홀로렌즈를 통해 폴봇-상담관 협업 모니터링을 시연하는 모습


  

대화 이해 기술의 고도화로 폴봇의 상담 영역 확대

금융 분야에서의 AI 챗봇 서비스 구현 사례처럼 “계좌 조회 하고 싶어”, “송금하고 싶어”와 같이 그 의도를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단어가 포함되고 단답형 처리가 중심이 되는 경우와 다르게, 폴봇 기술 사례의 민원 상담은 음성 대화를 주고받으며 상대적으로 넓은 민원 상담 범위에서의 다수의 시나리오가 고려된 상태에서 대화를 이어 나가야 하기 때문에 복잡한 대화 분석을 필요로 한다.

음성 인터페이스를 갖는 대화형의 AI 챗봇 서비스들은 음성인식 과정에서부터 성능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텍스트로만 대화하는 챗봇의 대화 의도 인식 정확도에 비해 상대적으로 성능이 떨어진다. 또한, 음성으로 이루어지는 짧은 대화 내에 의미 있는 정보가 부족하여 대화 의도 분석이 어려울 수 있으며, 음성 대화 중에 정제되지 않은 단어가 등장하거나 민원인의 대화 의도가 번복되는 등 텍스트 기반의 챗봇 대화 상황과는 다른 양상이 발생한다.

다양한 대화 시나리오가 고려된 AI 챗봇 서비스의 경우에는 대화 상태 추적(DST: Dialogue State Tracking), 대화 관리(Dialogue Management) 등의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 폴봇 기술 사례에서는 민원인과 폴봇 사이에 말을 여러 번 주고받는 멀티턴(Multi-turn) 대화에 대한 분석을 통해 대화 상태를 추적하여 맥락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고 이를 대화 응답 생성에 활용한다.

민원 주제가 다양할 경우에 동일한 용어도 각 주제별로 다른 의미로 해석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서비스를 위한 성능 유지를 위해서는 더 복잡한 멀티턴 대화 분석 알고리즘이 필요하게 된다. 멀티턴 대화 분석 과정에서 감성 분석을 통해 민원인의 부정적인 표현을 감지하여 상담관에서 이를 알림으로써 서비스 품질의 유지도 고려됐다.

멀티턴 대화 분석 모니터링 화면


폴봇의 R&D 최종년도인 올해에는 ‘민원인-맞춤 응대’ 콘셉트로 현장 적용의 가능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시스템 개선을 이루어 나갈 계획이라고 한다. AI 챗봇과의 대화가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을 위해 폴봇이 민원인들의 불편함을 자동적으로 감지하고 민원인의 요구에 따라 말의 속도 등을 조절하는 등 대화 과정에서의 불편함을 개선하기 위한 기술들이 추가되고 있다.

 

 

폴봇 개발 연구 책임자, ETRI 방준성 박사 현장 인터뷰

ETRI 방준성 박사(선임연구원)



“우리 사회에 널리 활용되는 AI 서비스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실제 사용자들의 마음으로 유연하게 연구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과거의 연구 개발 추진 방법과 다르게, AI 시대에는 기술의 가능성과 그 한계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기술 개발 전략이 요구된다.

본 폴봇 연구 개발 사업에서는 AI 기술의 한계를 인정하고 서비스 중에 일반인들이 겪게 될 수 있는 불편함을 고려함으로써 폴봇-상담관 협업과 같은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이를 기술적으로 구현할 수 있었다.

연구 개발을 진행하는 측면에서 폴봇 서비스를 실증하며 이와 동시에 기술 고도화 및 상담관과 민원인에 필요한 새로운 기술 적용이 가능하게 됨으로써 여러 측면에서 이점이 있었다. AI 서비스의 예외 상황에 대한 대안을 둠으로써 멀티턴/멀티도메인 대화 분석, 감성 분석 등의 통계 기반의 기술들이 더 실용적인 의미를 갖게 됐다.

음성 대화형 민원 응대 폴봇 서비스 기술에 대한 노하우가 182경찰민원콜센터를 시작으로 다양한 분야에 도움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TRI에서 국민들의 편의를 위한 기술을 선도하고 본 행사를 통해 그 경험을 공유할 수 있게 되어 뿌듯하다.“

출처 : CCTV뉴스
http://www.cctv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32597